공중정원의 비밀

Dalley, S., The Mystery of the Hanging Garden of Babylon: An Elusive World Wonder Traced: OUP Oxford, 2013.

 “바빌론 공중정원의 비밀”이라는  책이 있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평생 메소포타미아 문화를 연구한 스테파니 데일리Stephanie Dalley 박사가 쓴 책이다.  2013년도에 출판되었으니 공중정원에 대한 가장 최신 연구결과이다. 드디어 공중정원의 비밀을 제대로 밝혀낸 책이 나왔다는 흥분감에 거금을 주고 구입. 바로 읽기 시작했으나 – 아직 오리무중 속을 헤매고 있다.

서문의 첫 단락은 매우 흥미로웠다. 아주 오래 전, 대학에서 강의 중에 공중정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것이 내내 마음에 걸려 결국은 본격적으로 탐구했노라는 에피소드로 시작된다. 그런데 가다가 이야기가 자꾸만 곁길로 빠지고 있어 안타깝다. 공중정원을 포함한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대해 매우 장황하게 설명한 후 일곱이라는 숫자가 가진 의미에 대해 피력하기 시작했다. 갑갑한 마음에 맨 뒤의 결론부분으로 가 보았다. 역시 오리무중이다.  왜 이 양반은 산뜻하게 결론을 말하지 않고 자꾸만 곁길로 빠지는 것일까.

이럴 경우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마음을 다잡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면돌파! 다시 서문으로 돌아가 갑갑한 마음을 떨쳐버리고 일곱이라는 숫자에 대한 여사의 견해를 들어야 한다. 그 다음은 또 어디로 곁가지를 칠 것인지 궁금해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도 글을 쓰면서 이렇게 사방팔방으로 곁가지를 치는 건 아닐까?


사실 서양조경사 100 장면을 준비하면서 공중정원을 포함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이 망설였다. 공중정원이 매혹적인 건 사실이지만 그에 대한 신빙성있는 자료가 부족했다. 그러다가 이 책이 출간되었으니 고맙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공중정원이 바빌론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실은 니니베에 있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더욱 솔깃해진다.

© 100장면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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