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생태파시즘

생태와 미학 사이의 전쟁과 평화 1

003 생태파시즘

1970년대 초에서 1980년대 말까지는 『환경생태』라는 새로운 키워드가 세상을 점령해 나간 시대였다. 이와 더불어 『좋은 형태』를 추구하던 조경인들은 점차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정원과는 달리 환경생태는 ‘사회정의’로 무장하였으므로 범사회적 관심을 얻어 빠른 시간 내에 막강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었다. 환경은 정치적인 이슈가 되었고 정원과 조경 역시 자연적이고 생태적이어야 한다는 과격파들이 등장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과격파들이 모두 아마추어출신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생물학계, 교육계, 예술계로 확산되었으며 건축, 언론을 장악했다.

1986년 라인하르트 비트Reinhard Witt라는 이름을 가진 생물학자가 “철쭉은 모두 뽑아버려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표한 바 있다. 외래종을 정원에서 모두 몰아내야 한다는 다분히 선동적인 외침이었다. 정원의 산책로도 부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거부했다.

조경가와 정원 예술가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과도 같았다. 이후 1990년대 쌍방이 화해할 때까지 어떤 일 들이 있었을까. 


사진: 생태단지 베를리너 슈트라세. 소규모의 공동 주택 외부 공간에 조성한  <비오톱 정원>. 식물이 성장하여 숲이 되었으며 계류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Photo: jeonghi.go

© 100장면으로 읽는 조경의 역사/생태와 미학 사이의 전쟁과 평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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