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에 그어진 붉은 획 1
001 정원과 조형사이의 줄타기
스위스의 조경가 에른스트 크라머Ernst Cramer(1898-1980)에 대한 이야기.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1959년에 발표한 “시인의 정원“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육십세에 이르기까지 장인의 정원이라 할 만한 아름답고 완벽하고 정교하고 고전적인 정원을 무수히 만들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 그는 갑자기 녹색 피라미드를 만들어 세웠다. 그리고 이를 <시인의 정원>이라 명했다. 1959년의 일이었다.
그러나 시인의 정원은 곧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 갔다.
삼십 여 년 뒤, 1990년대 중반 유럽 조경가들은 돌파구를 찾고 있었다. 이 즈음 우연찮게 시인의 정원이 재발견 되었다. 시인의 정원 – 녹색 피라미드를 본 90년대의 조경가들은 숨통이 트이는 듯했다.
90년대의 조경가들은 왜 녹색 피라미드에 그리 열광했을까.
사진: 에른스트 크라머의 시인의 정원, 1959년 작.
Photo: Erst Cramer
Source: Schwerzerische Stiftung für Landschaftsarchitektur SLA, Rapperswill
© 100장면으로 읽는 조경의 역사/1950년대에 그어진 붉은 획 1